닫기

‘빅뱅’ 터진 글로벌 로봇 산업 기술 생태계

URL복사

매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한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다. GLOBAL NOW는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이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소개한다.

 

 

피겨AI, 기업가치 390억 달러 돌파...휴머노이드 산업의 ‘대형화’ 시작되나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겨AI(Figure AI)가 최근 신규 투자 라운드에서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을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약 390억 달러(약 54조 원)로 끌어올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 수준이던 수치가, 단기간에 몸값을 15배 이상 불린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VC)과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들이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겨AI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 01(Figure 01)’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으로, 보행·물체 조작·간단한 대화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로봇 통합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투자금은 연구개발 가속화와 제조 인프라 구축, 데이터 수집 확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특히 ▲가정용 보조 ▲소매·물류업 지원 ▲공장 자동화 ▲데이터 플랫폼 등 네 가지 핵심 사업 축을 구성했다. 이는 데모나 파일럿 프로젝트 수준에 그쳤던 활동이 실제 양산 체제로 넘어가는 길목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휴머노이드 산업의 대형화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라운드는 엔비디아(NVIDIA)·테슬라(Tesla) 등 글로벌 빅테크의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미국의 대표적 휴머노이드 모델인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와 앱트로닉(Apptronik)의 ‘아폴로(Apollo)’, 그리고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H1’ 등 다양한 휴머노이드가 시장에 속속 등장하면서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규모 양산을 통한 상업적 성과는 전무하다. 피겨AI의 이번 결정은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양산 경쟁’에 뛰어든 첫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피겨AI가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폭증시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휴머노이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꼽는다. 챗GPT(ChatGPT)와 같은 AI 대화형 모델이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혁신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AI를 담아낼 하드웨어 플랫폼으로서의 로봇이 각광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투자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가 데이터 수집의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드웨어 신뢰성, 배터리 지속 시간, 인간과의 안전한 협업, 사회적 수용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대하는 ‘양산 체제’는 소규모 시제품 시연과 달리 여러 요소를 갖춰야 한다. 대규모 부품 공급망, 안전 규제, 서비스 인프라 등이 포함된다. 한 글로벌 컨설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십억 달러 투자와 함께 현실의 장벽도 함께 높아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겨AI는 이번 투자로 명실상부하게 휴머노이드 산업의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기업가치 급등을 “챗봇 산업의 폭발 이후, 하드웨어 차세대 아이콘을 향한 자본의 쏠림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토메이션월드 최재규 기자 |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