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대응 로봇·드론의 실용화에는 현장의 요청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이 필수인데, 그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환경의 정비도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표준 성능 시험법(Standard Test Method for performance, STM)이라고 하는 기법을 축으로, 재해 대응 로봇·드론의 실용화 과제를 검토한다. 또한 이 글의 내용은 필자와 하가(芳賀)씨가 공동 집필한 문헌 ‘표준 성능 평가와 로봇·드론 이노베이션 추진’을 바탕으로 가필 수정한 것이다.
미국의 재해 대응 로봇·드론 STM
1. STM 개발 배경
미국에서는 2001년 9.11 동시 다발 테러를 계기로 재해 대응 로봇의 사회 실장 대응이 활발해졌다. 2002년에 당시 부시 대통령은 ‘전미의 모든 재해 대응 요원은 비상사태 대응과 구명을 위해 필요한 설비를 갖춰야 한다’며 재해 대응 요원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표명했으며, 이듬해인 2003년에 미국 하원에서는 ‘미국 하원의원은 탐사 구조 로봇 인증에 관한 백악관 성명을 지지하고 탐사 구조 로봇 인증의 표준화 규격과 평가 기준을 개발하기를 기대한다’며 관련 사업에 3900만 달러의 지출을 승인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재해 대응 로봇의 STM 개발은 미국 국토안전보장성(U.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DHS)이 추진하는 일련의 대테러·자연재해 대책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서 2005년부터 5년 계획으로 실시됐다.
STM의 개발은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NIST)가 중심이 되며, 개발된 STM은 ASTM(미국재료시험협회 : 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의 Committee E54 on Homeland Security Applications에서 다음의 12개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발행되고 있다 : 용어, 이동 능력 : 지형, 이동 능력 : 장애물, 에너지/출력, 무선 통신, 매니퓰레이션, 휴먼 시스템 인터랙션, 센서, 안전과 환경, 물류, 소형 무인 비행 시스템, 소형 무인 수중 시스템.
GPS나 인터넷이라는 세계 규모의 이노베이션을 창출하고 있는 미국에서 재해 대응 로봇의 실용화 추진이 국책으로 필요한 시기에 로봇의 직접 개발이 아니라, STM 개발을 국책으로 한 점은 재해 대응 로봇․드론의 실용화 추진에 있어 주목해야 한다.
2. STM의 특징
STM은 실제 재해 현장에서 로봇·드론이 필요로 하는 공통 기반 성능을 반복 가능(repeatable), 재현 가능(reproducible), 저가격(inexpensive)으로 정량적(quantitative)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림 1에 육상 이동 로봇의 부정지 이동 능력을 평가하는 STM(ASTM 규격으로 발행 완료)을 나타냈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STM의 설비는 목재 등 구하기 쉬운 재료로 작성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연구기관이나 작은 재해 대응 조직에서도 STM을 이용한 로봇의 평가나 훈련이 가능하도록 배려되어 있다.

3. STM의 필요성
재해 대응 분야는 매출 등의 단순한 경제지표로 그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따라서 재해 대응 분야의 기술 개발을 수반하는 이노베이션은 경제적 합리성의 설명이 어렵고 시장원리에 의한 이노베이션 추진이 어려운 ill-posed 문제라 생각되어 그림 2의 P1, 2, 3, 4로 이루어지는 마이너스 스파이럴(실선부)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STM에 의해 성능을 시각화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성에 의한 불건전한 시장화(애커로프의 레몬 시장)가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국의 재해 대응 기관 OB·OG를 중심으로 한 조언 기관인 The Inter Agency Board는 문헌 ‘SEL Number : 03OE-07-ROBT’ 중에서 재난 대응을 위해 로봇을 사용하는 경우, ‘많은 재해 대응 단체가 제조기업이 보증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일을 개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데이터 비교 평가는 제조기업의 용어나 시험법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독자적으로 만든 성능 사양은 종종 경쟁이나 모순되는 요구 사양을 초래하게 된다. 이것은 항상 부적절한 성능이나 고가의 비용 중 어느 하나 혹은 양쪽 모두를 발생시킨다’며 객관성 높은 STM 이용을 권장하고, 로봇 조달에 앞서 제조업체로부터 STM의 결과를 입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개발에서는 여러 단계에서 성능 평가가 필요하다. 재해 대응 로봇·드론에서는 그 기술·환경·태스크·스테이크홀더의 복잡함 때문에 필요한 성능 평가가 다양해져 STM의 이용이 연구개발을 효율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문헌 ‘특수환경용 로봇 등의 표준화·안전 규격화와 경쟁력 강화 등에 관한 검토’와 ‘표준화에 의한 재해 대응 로봇 개발 가속에 대한 고찰’에서는 표준화가 스테이크홀더의 합의에 의해 성립된다는 점, STM에 의한 성능이 ‘가시화’된다는 점에 주목해 STM에 의해 로봇의 연구개발과 실용화가 가속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문헌에서 제시하고 있는 연구개발 사이클에서 STM을 사용하는 이점을 그림 3에 정리해 놓았다.

STM의 이용 예
1. 폭발물 처리 로봇
Joint Improvised Explosive Device Defeat Organization(JIEDDO)은 즉석 폭탄에 의한 테러에 대항하는 2조엔이 넘는 거액을 투입한 미국 국방성의 프로젝트이다. JIEDDO에서는 초경량 정찰 로봇의 32백만 달러 조달 시에 27개의 STM을 이용해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문헌 ‘Counter-Improvised Explosive Device Training Using Standard Test Methods for Response Robots’에서는 STM을 조합함으로써 폭발물 처리 로봇의 원격 조작 훈련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자동차 폭탄 처리 등 대표적인 7개의 훈련 레인을 소개하고 있다. C-IED에 대한 STM의 도입은 캐나다에서도 검토되고 있다.

2. 재해 대응용 소형 드론
전미방화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NFPA)에서는 재해 대응에서 소형 무인비행기(small unmanned aircraft, sUAS)(이른바 드론)를 이용하는 경우의 sUAS 운용단체·조종자에 대한 요구사항을 NFPA2400으로 정리하고 있다. NFPA2400 부속서 A에서는 NIST의 sUAS용 STM을 sUAS 조종자의 능력 평가법으로서 나타내고 있다. sUAS용 STM은 바닥에 기호와 내접원을 붙인 원통을 기본 요소로 하고(그림 4), 그 원통을 조합함으로써 sUAS의 비행 궤도를 지정하고 있다(그림 5).

3. 로봇 경기회에 의한 STM 평가
적절한 STM의 개발에서는 많은 로봇으로 STM 자체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일취월장인 첨단적인 로봇을 다수 모아 시제작 단계의 STM을 평가하는 기회로서 NIST에서는 로보컵 레스큐 로봇 리그라는 로봇 경기회를 이용하고 있다. STM은 현실의 재해 대응 과제를 반영하고 있으며, STM을 이용한 로봇 경기회는 재해 대응 로봇의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로봇의 개발·사회 실장의 가속화를 위해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최한 로봇 경기회 ‘World Robot Summit 인프라․재해 대응 카테고리’에서는 STM을 경기 과제로 한 재해 대응 표준 성능 평가 챌린지가 실시됐다. 이 챌린지에서는 인프라 재해 예방·대응을 위한 STM을 개발하고, 도시의 수색과 구조 및 폭발물 처리를 위한 NIST의 STM과 상호 보완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성능 평가 절차서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터널 재해 및 플랜트 재해를 위한 대응 육상 이동 로봇의 성능 평가 절차서’를 문헌으로 발행하고 있다. 이 절차서는 로봇 개발자와 로봇 운용자(사용자) 간에 공통의 인식을 보유하는 동시에 로봇 개발자에게는 자사 제품의 성능 파악을, 또한 로봇 사용자에게는 객관적인 로봇 성능 비교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절차서를 이용함으로써 관련 로봇의 개발과 사회 실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절차서 중의 로봇 성능 평가는 소프트웨어 검증 방법으로서 제안된 W 모델이 참고로 되어 있다. W 모델에서는 개별적 성능 평가를 하는 검증(verification)과 종합적 성능 평가를 하는 타당성 확인(validation)을 조합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 절차서에서는 STM은 검증 기법의 한 예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5. 그 외의 대응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나라하 원격기술개발센터에서는 NIST의 대응을 참고로 원자력 재해 대응용 로봇의 복수의 성능 시험법을 JAEA 규격으로 발행하고 있다(예를 들어 문헌 ‘원자력 재해 대응용 로봇의 성능 시험법―주파 성능 시험(JAEA-TM-0001,JAEA-TM-0002,JAEA-TM-0003)―). 영국원자력에너지공사 과혹환경 원격기술센터(RACE)에서는 NIST의 STM을 이용한 평가가 가능한 시설인 ’RACE TEST‘를 설치해 로봇 기술의 원자력 분야에 대한 도입 가속에 힘쓰고 있다.
일본 방위장비청 선진기술 추진센터에서는 고기동 파워드 슈트의 개발에 있어 STM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과제가 되는 노면 형상이나 발생하는 동작을 모의한 필드, 태스크를 실험실 환경 내에서 재현해 동일한 조건에서 반복 시험을 할 수 있는 기법을 구축, 개발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맺음말
재해 대응 로봇·드론의 실용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기법으로서 표준 성능 시험법(STM)이 수행하는 역할을 이 글에서는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최근 일본에서도 로봇·드론에 대한 STM 개발 대응이 증가하고 있는데(예를 들어 문헌 ‘NEDO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의 사회 실장을 위한 실현 프로젝트 「제약 환경 하의 드론 성능 평가법 연구」의 비전’), 재해 대응 로봇·드론의 다양성을 생각하면, 새로운 STM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 경제 침체의 한 원인으로 표준화의 전략적 활용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통해 재해 대응 로봇·드론의 실용화를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이 STM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