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우리만의 독자 기술로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스텔라무브 김형권 대표는 오픈소스를 가져다가 변형하여 개발하는 일반 업체와는 달리 100% 순수 기술로 3D 프린터를 만들어 왔다고 말한다. 스텔라무브가 자랑하는 핵심 기술이란 위치 제어 기술을 말한다. 이 회사는 위치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3D 프린터 T5s와 T3s를 비롯해 올해 대형 3D 프린팅을 위한 B420과 B830을 출시했다.
▲ 스텔라무브 김형권 대표
김형권 대표는 대부분의 3D 프린터는 아직 시제품용 외에는 제조업에서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우선은 미래 자율주행차와 같은 새로운 사업 영역에 있는 고객층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또한, 3D 프린터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올라서게 되면, 그 다음엔 로봇 기술에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국내 3D 프린팅 시장 이슈와 스텔라무브의 영업 전략을 김형권 대표에게 들어봤다.
Q. 스텔라무브 3D 프린터는 어떤 점이 특별한가.
A. 국산 업체의 3D 프린터는 기본적으로 리니어 방식에 모터가 X, Y, Z축의 3축으로 움직이도록 되어 있고 이를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는 오픈소스를 사용한다. 이런 하드웨어 플랫폼은 어느 정도 표준 스탠다드로 되어 있다. 그런데 다른 데 없는 우리만의 차이점은 제어 방식에 있다. 오픈소스의 3D 프린터는 오픈 루프 컨트롤을 쓰는 데 비해, 우리 기술은 클로즈 루프로 구성되어 있어 프린트의 정밀도와 신뢰성 면에서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오픈 루프 컨트롤은 기계를 움직일 때 명령을 줄 뿐 그 다음 동작을 알지 못하지만, 클로즈 루프 컨트롤은 명령을 내린 다음에 제대로 움직였는지 또는 오류가 없었는지 확인 기능까지 하기 때문이다.
3D 프린터의 문제점으로 속도와 품질을 얘기하지만 그것은 결과물이고, 이슈가 되는 가장 기술적인 특징 중 하나는 제어이다. 장비는 기계적으로 녹이 슬 수도 있고 열화될 수도 있다. 또한, 외부적인 환경 요인에 의해 힘의 양이 바뀔 수도 있다. 결국 제어에 실패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으며, 이것을 프린터에서는 탈주라고 한다. 탈주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위치 제어가 가능한 클로즈 루프 방식을 채용했다.
Q. 자체 개발한 위치 제어 기술은 어떤 기술인가.
A. 스텔라무브의 초기 제품인 T5s와 T3s는 광학엔코더를 채택, 초당 30,000회 이상의 위치 검출 및 이를 통한 보정을 수행하는 위치 제어 시스템을 구현했다. 위치 제어 시스템은 예측하기 어려운 물리적 환경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상황에 따른 적절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하여 대부분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탈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고속 및 안정적인 프린팅은 물론 높은 품질도 확보했다.
▲ 위치제어시스템
Q. 3D 프린터 개발에 관심 갖게 된 배경은.
A. 3D 프린터 사업을 하기 전에는 삼성과 SK에서 휴대폰 개발 담당을 했었다. 그러다가 방향 전환을 하는 시점에서 원래는 로봇을 만들고 싶었다. 위치 제어하는 서버 시스템 자체가 로봇의 핵심 기술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로봇을 만들다 보니 프레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3D 프린터였다. 기본적으로 로봇 시스템의 원리로 3D 프린터를 만든 거다. 3D 프린터를 만들면서 나름 재미도 느꼈다. 3D 프린터 기술을 정의한다면 저는 에너지를 다루는 기술이라고 말하고 싶다. 적당한 에너지를 정교하게 제어해서 내가 원하는 위치에 갖다 놓는 작업을 하는 게 바로 프린터이다. 소재를 녹이기 위한 에너지도 정교하게 다루어야 하며 전기 에너지, 열에너지, 물리적인 관성 에너지 모두 정교하게 다루어야 좋은 형상을 만들 수 있다.
Q. 올해로 6년째이다. 그동안 나름 성과라면.
A. 일단 우리 힘으로 3D 프린터를 만들어 봤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오픈소스를 통해 3D 프린터를 만드는 업체는 많지만, 우리처럼 순수하게 자체기술로 프린터 제품을 만든 회사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제어 방식을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성능을 업그레이드하여 더 큰 사이즈도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700~800만원 하는 T5s와 T3s 모델을 70~80대 팔았다. 올해까지는 판매보다 제품 개발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다.
▲ 3D 프린터 T5s(왼쪽)와 T3s
Q. 올해 주력 모델은.
A. 올해 주력 모델은 B420과 B830이 될 것 같다. 이들 제품은 더욱 업그레이드를 통해 T5s와 T3s가 출시된 지 1년만인 올 4월에 시장에 선보였다. 제품의 특징으로는 크게 4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대형 출력 사이즈이다. 실물 크기의 제품 제작을 위한 대형 빌드 사이즈(430×350×480mm(B420)/650×550×830mm(B830))로 설계 및 디자인 개발 속도를 향상시켰다. 둘째, 듀얼 노즐 채택으로 2가지 재료 동시 출력이 가능하다. 따라서 PLA, ABS는 물론 PVA, 카본 및 플렉서블 소재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셋째, 향상된 오토레벨링이다. B420과 B830은 베드 높이를 자동 저장하여 다음 출력 시 저장된 높이로 바로 출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치제어 시스템이다. 이전 모델보다 더욱 개선된 위치제어 시스템 적용으로 장시간 고속 출력 시에도 탈조 없이 안정적인 출력을 구현할 수 있다.
▲ 3D프린터 B420(왼쪽)과 B830
Q. 이러한 3D 프린터는 제조업에도 적합한가.
A. 우리뿐만 아니라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대부분의 3D 프린터는 아직 제조업에서 활용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시제품용으로 많이 사용될 뿐이다. 제조업이라고 하면 매스프로덕션해서 몇 백 개, 몇 천 개 이상을 생산해야 하는데 3D 프린터는 하나 뽑는 데만 몇 시간에서 많게는 며칠이 걸린다. 3D 프린터 여러 대를 모아서 매스프로덕션 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매스프로덕션 개념으로 팔 수 있는 부품들이 아니다. 더욱 어려운 건 매스프로덕션을 일반 소비자용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 이유는 일반 소비자는 자기 필요에 의해서 쓰기 때문에 막쓰는 상황에서도 잘 동작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3D 프린터 기술로는 그 수준에 못 미치며, 시장에서 이게 최선이고 이정도면 잘 만들었다고 해봐야 설득력이 없다. 제조업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Q. 판로 개척을 위한 영업 계획은.
A. 국내 신시장을 뚫을 필요가 있다.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 기존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적당한 사이즈의 여러 대를 만들어보기 위해서는 3D 프린터가 적합하다. 로봇도 마찬가지이다. 로봇에 들어갈 프레임 하나 만드는 데 앵글 갖다 조립하고 쇠파이프를 잘라다 붙이고 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그런 작업을 하는데 최소 비용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3D 프린터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새로운 사업 영역에 있는 고객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저희가 준비하는 또 하나는 조달청이다. 아직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거기서 몇 대만 팔아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 내년에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참가도 신청해 놓았다. CES에 나가서 우리 제품을 소개하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준비하고 있다.
Q. 회사 중장기 계획은.
A. 3D 프린팅 기술은 어려우면 안 된다. 일반 소비자든 개발자든 쉽게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으려면 전자레인지 수준으로 편리해져야 한다. 내가 이게 갖고 싶다며 선택하는 순간 바로 만들어져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계적인 기술이 더욱 정교해져야 하고 소재 자체 개발도 중요하다. 우리가 개발하려는 3D 프린터는 그 수준까지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는 3D 프린터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올라서게 되면, 그 다음엔 로봇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저희는 기본적인 로봇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3D 프린터를 활용한다면 4축 로봇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