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인공지능TV' 내건 KT, 발끈하는 SKT

2017.02.09 17: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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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세계 최초 서비스라며 '데이터 밀당'을 특허출원했다가 특허청으로부터 '퇴짜'를 맞은데 이어 최근 '글로벌 핫이슈'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제품에도 '세계 최초'를 내걸어 빈축을 사고 있다.
 
AI는 아마존,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최근 2~3년간 관련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분야여서, KT의 '세계 최초' 마케팅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소비자의 이익은 외면한 채 자사 이익만 대변하는 '타이틀경쟁'보다 '품질경쟁'에 주력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17일 '기가 지니'를 첫 공개한 KT는 자사 올레 홈페이지와 포털 등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세계 최초 인공지능 TV'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제품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기가 지니'는 지난달 17일 공개됐지만 실제 판매가 개시된 것은 지난 31일부터다. 생산된 제품이 별로 없어서다. 아직도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KT는 한달 후인 3월 초부터 방송광고를 개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방송광고를 위해서는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광고 사전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에서 '세계 최초 인공지능 TV'라는 광고문구는 허위·과장광고라며 방송광고 사전심의위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당황한 KT는 전날 심의보류를 신청하면서 한발 물러났다. SK텔레콤의 공세에 맞설 논리를 보강하기 위해서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에서 과도하게 문제제기를 해 자료 보강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일단 심의를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3월초 광고 개시 계획은 변함이 없어 이달내로 다시 심의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 지니'보다 먼저 AI 기기를 내놓은 것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기기 '누구'(NUGU)를 출시했다. 당시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하지만 SK텔레콤보다 5개월가량 늦은 KT는 '세계 최초'라며 '맞불'을 놨다. 
 
애플이 2015년 8월 애플TV에 이미 시리(Siri)를 탑재했고 아마존도 2015년 10월 1세대, 2016년 10월 2세대 스틱형태의 파이어TV에 알렉사 보이스 서비스를 탑재해 '세계 최초 인공지능 TV'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SK텔레콤의 주장이다. SK텔레콤의 '누구' 역시 2016년 12월 IPTV인 'BTV'와 연동이 가능해졌다. AI기기를 통한 TV제어도 최초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KT는 별도의 TV용 셋톱박스에 AI 서비스를 온전하게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맞선다. 이번 논란도 SK텔레콤이 일으킨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사실 두 제품의 기능은 유사하다. TV시청부터 홈IoT 기기 제어, 배달음식 주문 등 모두 가능하다. 가장 큰 차이는 SK텔레콤의 '누구'는 별도로 판매하는 AI 스피커 제품인데 반해 KT의 '기가 지니'는 음성명령이 가능한 프리미엄 셋톱박스라는 점이다. 결국 음성명령이라는 기능면에서는 유사하고 '디바이스'(기기)의 형태 차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관건은 세계 최초인지 여부보다, 음성명령을 얼마나 정확하게 잘 수행할지에 달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무조건 세계 최초' 타이틀부터 내거는 통신업계의 관행적인 마케팅 행태가 더이상 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앞서 KT는 2015년 5월 이통3사가 가운데 가장 먼저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데이터 밀당' 서비스에 대해서도 세계 최초라며 특허출원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지난해 이를 두차례나 '거절'했다. 결국 불복한 KT는 거절결정 불복 심판까지 제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해외에서 먼저 등장해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태동하는 시장"이라며 "시장 형성을 위해 기능과 품질에 소구해야할 사업자들이 세계 최초 타이틀에 여전히 매물돼 있는 과거 관행은 소비자들로부터 통신사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기자 (2bric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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