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이 ESG 경영 도입을 넘어 ESG 경영 정보 공시를 해야 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시를 앞두고 있다면, 고객사 또는 투자자의 ESG 정보 공시 요구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또는 ESG 보고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천만 원의 비용이 수반되기에, 비용 없이 정보 공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겠다.
정보 공시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 다섯 가지다. 1) 공시 시점, 2) 공시 범위, 3) 공시 채널, 4) 정보 공개 기준, 5) 중대성 평가. 이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겠다.

최적의 공시 시점: 평가 시점 4개월 전부터 준비
대기업의 경우, 보통 전년도 ESG 경영 활동과 실적에 대해 1월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또는 ESG 보고서(이하 ESG 보고서) 개발을 시작해 6월 말까지 국문 보고서 개발을 완료한다. 이는 기업지배구조원의 KCGS 평가 공적서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크다. 또한 ESG 보고서 공시 시점을 재무 공시 시점과 최대한 맞추기 위해 점차 공시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추세다. 반대로 이 시기에 ESG 보고서 개발이 집중되기에, 개발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최적의 공시 시점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언제가 최적의 시점인가? ESG 정보 공시를 요구받는 시기 4개월 전으로 설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원청사의 공급망 ESG 평가는 7~9월에 집중되므로, 7월 평가 시에는 3월부터, 9월 평가 시에는 5월부터 정보 공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만약 해외 고객사의 평가를 위해 영문 보고서 개발이 필요한 경우라면, 이보다 2개월 앞서 준비해야 한다.
최소 공시 범위: 직전 3개년, 전체 사업장 대상
공시 대상 기간은 직전 3개년 치를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25년도에 공시한다면 2022년, 2023년, 2024년 3개년 치의 정량 데이터를 공시하고, 2024년 직전 연도의 정성적 활동을 공시해야 한다. 따라서 처음 ESG 정보를 공시하는 기업이라면, 3개년 치 데이터 수집 시간이 필요해 앞서 언급한 4개월보다 더 일찍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정성적 활동의 경우, 공시 직전 연도의 활동을 공개하되, 공시 시점 직전까지 해당 연도에 추진한 활동도 공시할 수 있다.
또한 사업장 공시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제조업의 경우, 제조 사업장 전체를 포함해 공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사 외에 제조 사업장 3개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본사와 제조 사업장 3개 모두 공시해야 하며, 데이터 관리가 되지 않아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면 평가에서 감점되거나 평가지표를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외부 공시 채널: 이해관계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
앞서 언급한 ESG 보고서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비용을 절감하면서 정보 공시가 가능하다. 바로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ESG 정보 공시를 요구받는 경우, 반드시 보고서 형태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별도의 절차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채널이 홈페이지다.
홈페이지에 정보를 공시할 때 별도의 웹페이지를 개발할 필요도 없다. 정량 데이터는 엑셀 파일로, 활동 정보는 파워포인트, 워드 또는 한글 문서로 작성한 뒤 PDF로 변환해 링크 형식으로 게시할 수 있다.
만약 홈페이지가 없다면, 법인 명의의 블로그나 SNS도 가능하다. 물론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규모가 작아 홈페이지 관리가 어려운 경우 블로그나 SNS 역시 충분한 정보 공시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별도의 가입 절차가 필요하거나 정보 접근에 추가적인 절차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공시 채널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보 공개 기준: 글로벌 표준이 필수는 아니지만, 명확한 기준 제시는 필요
ESG 정보 공개 시 ESG 보고서 공시 표준인 GRI Standards를 가장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GRI Standards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개 기준을 보면 막막할 것이다. 영문으로 작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분량도 수백 페이지에 달해, ESG 담당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로 ESG 컨설팅을 하는 컨설턴트조차 원문을 끝까지 읽어본 사람이 드물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정보를 공시해야 할까? 바로 요구받은 평가 기준에 맞춰 작성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Scope 1과 Scope 2로 구분해 공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질문이 있다면, 많은 기관이 제공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툴을 활용해 3개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해 보고서나 홈페이지에 게시하면 된다.
하지만 데이터 공시의 기준은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할 경우, 조직 경계를 본사로 한정했는지, 제조 사업장까지 포함했는지, 어떠한 산정 기준을 사용했는지 등의 정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아직 공시 기준이 표준화되지 않았고, 국가별 데이터 산정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산출 기준에 대한 정보는 필수로 함께 공시해야 한다.
중대성 평가: 대기업 ESG 보고서 벤치마킹을 통한 자사 방식 적용
기업 자체적으로 중대성 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막연한 일이다. 이 때문에 별도로 컨설팅을 받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대기업이 발간한 ESG 보고서에는 중대성 평가 방법에 대한 상세 정보가 공시되어 있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의 ESG 보고서는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와 활용된 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해 자사에 중요한 이슈를 도출하는 방식을 적용하면 된다.
이 방법에는 이해관계자 대상 설문조사, 자체 평가, 내부 전략 및 문서 검토 등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이 있다.
마치며
이미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는 정보 공시에 드는 큰 비용과 시간 등 자원 소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형식에 얽매이지 말자. 고객,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요구되는 ESG 정보를 제공하기만 하면 충분하다.
대기업처럼 화려하게 디자인된 ESG 보고서가 아니라, ESG 관련 활동과 성과를 모든 이해관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한다면, 생각보다 많은 자원을 들이지 않고도 정보 공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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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소개]
더와이 주식회사는 청년실업해소 목적의 소셜벤처로 시작하여 현재 ESG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으로써 ESG 전략 및 운영체계 구축, ESG 보고서, 공급망 ESG 컨설팅 및 실사 운영, RBA 및 Ecovadis 등 평가 대응, 교육운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