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한전의 공사비 미지급으로 벼랑 끝에 몰린 국내 배전 기업
한전 배전공사 협력업체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 한전이 경영난을 이유로 배전공사 협력업체의 공사비 지급을 미루고 있어서다. 한국전기공사협회가 한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협력업체당 약 6억 원의 미수령액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금년 사업비 중 미집행 잔액으로 미지급금을 일부 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협회는 올해 한전의 예산 잔액이 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내년이 되어서야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협력업체당 약 6억 원의 미수령액 있다
지난 12월 12일,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는 한전이 배전공사 협력업체에 공사비 지급을 미루고 있어, 협력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공사를 완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준공처리 지연 등으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협력업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전기공사협회가 한전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협력업체당 약 6억 원의 미수령액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협회는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배전예산 증액과 공사비 적기지급을 수차례 한전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원활하지 않은 공사비 지급은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져
한전 배전 협력업체는 추정도급액에 따라 배전공사 전문 인력을 최대 14명까지 상시 고용해야 한다. 다수가 중·소기업인 배전 협력업체는 공사대금의 지급이 지연될수록 수익 없이 일용원을 포함한 소속 직원의 인건비만 부담하게 되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협회는 배전 협력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한다고 전했다. 배전 협력업체에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자연스레 공사 자재 대금 지급도 지연돼 어려움을 겪게 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전기공사업계 관계자는 “배전 협력회사의 공사 물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협력회사는 기술인력 유지 및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배전 협력회사가 공사를 완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공사가 준공 미처리 등으로 공사대금을 적기에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되어 많은 민원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배전 협력회사 중 많은 기업이 중소규모이다 보니 기업들의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력사, 공사비 미지급에도 원활한 전력 공급 위해 최선 다해
한국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대내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전과 상생협력·동반성장의 파트너로서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한 축을 당당히 담당하고 있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1만 7천여 기업 및 1백만 종사자들은 일반 국민과 산업 현장에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속적인 점검 및 보수로 양질의 전력공급을 통해 국민이 안전한 전기를 사용하고,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의 일자리와 생계 걱정 없이 맡은 바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전은 적정한 예산집행을 통해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비 미집행 잔액으로 공사비 지급한다는 한전, 과연?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배전 협력회사 미지급액은 약 1,600억 원 가량이다. 한전은 금년 사업비 중 미집행 잔액으로 미지급금을 일부 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회는 올해 한전의 예산 잔액이 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내년이 되어서야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전 협력업체 관계자는 “한전의 이야기는 결국 올해 미지급을 내년 예산으로 돌려막기식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실질적인 예산 증액이 없이, 지금의 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으로 집행을 미루는 것은 연쇄적인 공사 대금 미지급 사태를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 한국전기공사협회가 추진한 한전의 배전 협력회사 공사비 지급 경과 현황 <한국전기공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