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미래 로봇 박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18 로보월드’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부터 대학생까지 로봇전문가라 불리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로봇으로 서로 경쟁하고, 뜨거운 승부를 나눴다.
지난 10월 10일부터 4일간 킨텍스에서 개최한 로보월드에는 ‘2018 국제로봇콘테스트’가 부대행사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직접 로봇을 만들고, 만든 로봇끼리 농구와 격투, 씨름 등의 스포츠로 경쟁했다.
▲ 2018 로보월드의 부대행사로 국제로봇콘테스트가 개최했다. <사진 : 김동원 기자>
행사장 한편에서는 로봇을 만드는 학생들의 손이 분주했다. 직접 손으로 로봇을 설계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의견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필리핀 등 외국 학생들도 서로 의견을 나누며 로봇을 만들고 있었다.
▲ 학생들이 로봇을 제작하며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 : 김동원 기자>
한 고등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 로봇을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직접 로봇을 만들어 경쟁할 생각에 설렌다. 과연 이 로봇이 내 마음처럼 움직일지가 미지수다”라고 밝혔다. 대학생 그룹 중 한 명은 “생각보다 어린 학생들이 많아서 놀랍다. 배운 게 많은 만큼, 게임에서 지면 안되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 학생들이 로봇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사진 : 김동원 기자>
로봇을 만드는 공간 건너편에는 한창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계단처럼 쌓인 의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었다. 로봇이 시합하는 것만 다를 뿐, 현장의 열기는 여느 스포츠 부럽지 않았다.

▲ 로봇끼리 겨루는 격투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김동원 기자>
경기는 격투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UFC를 로봇들이 하고 있었다. 로봇은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기도 하고 붙잡아 넘어뜨리기도 했다. 심판은 로봇이 넘어질 때마다 카운트를 셌고, 로봇은 카운트가 다 세기 전에 스스로 일어섰다. 관건은 배터리였다. 배터리를 적게 소모하면서 적 로봇을 무찌르는 전략이 필요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한 초등학생은 “만화에서만 보던 로봇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며 “로봇들이 일어서고 격투하는 모습이 재밌다”고 말했다.
▲ 조종없이 로봇이 상대 로봇을 스스로 찾아 경기장 밖으로 미뤄내는 로봇 씨름 경기가 펼쳐졌다. <사진 : 김동원 기자>
로봇 격투장 옆에는 씨름이 펼쳐지고 있었다. 불도저 모습을 한 로봇들이 경기장에서 적 로봇을 밖으로 밀어내면 이기는 경기였다. 다만, 이 경기는 조종을 하면 안 되었다. 경기에 나선 로봇들은 스스로 적 로봇의 위치를 인식하고, 밀어내야 했다.
시합 시작과 동시에 적 로봇을 찾아 바로 밀어내는 로봇도 있었지만, 적 로봇을 찾지 못해 허둥대다가 스스로 경기장을 나가는 로봇, 한 주위만 빙글뱅글 도는 로봇도 있었다. 경기에서 진 학생은 눈물을 머금기도 했다. 씨름 경기에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대학생 팀을 이기고 6강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로봇으로 더 많은 공을 골대에 넣어야하는 로봇 농구 경기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동원 기자>
다른 경기장에서는 농구 경기가 한창이었다. 상대방 로봇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 로봇이 승리하는 경기였다. 로봇 조종사는 로봇이 공을 바닥에서 들 수 있도록 조정해야 했고, 골대의 거리와 높이에 맞춰 공을 던져야 했다.
▲ 평창올림픽에 이어 로봇 컬링 경기가 진행됐다. <사진 : 김동원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온 국민을 즐겁게 했던 컬링 경기도 진행됐다. 로봇들은 스톤대신 사용된 공을 발로 차 원하는 위치까지 이동시켰다. 실제 컬링처럼 상대방이 원하는 위치에 공을 놓지 못하도록 계산된 경기력이 필요했다.
국제로봇콘테스트를 지켜본 한수민 씨는 “로봇이 많이 발전했다. 로봇으로 직접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박지만 씨는 “예전에 카이스트에서 로봇으로 축구를 하는 모습은 보았는데, 이처럼 농구와 컬링, 격투 등의 다양한 스포츠를 하니 로봇이 더 발전한 것 같다. 지금 경기한 학생들이 연구원이나 직장인이 되었을 때 그 미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