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시장 개척사업 상담회 이후 발빠른 후속 조치 효과적
“해외 시장에 길이 있다.”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되는 말이다. 해외 시장 진출은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 기업의 매출 규모를 키우기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판매 전략이다.
공작기계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 분야의 경우 국가 발전의 기간이 된 산업이기 때문에 내수 시장에서는 이미 어느정도 수요를 충족했다. 특이점이 올 만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
문제는 진출 국가 선택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설비 인프라가 갖춰진 국가에는 판매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다. 또 해당 국가의 경제적 특성과 제조산업 구조에 따라 공작기계 도입 수준도 결정된다. 따라서 한국의 공작기계 특징이 잘 발휘될 수 있는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지 2월호 ‘기계산업 성장 열쇠, 신흥시장에서 찾아라’라는 기사에서도 매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국가로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을 언급하고 국가 경제적 특성과 제조산업 구조에 맞는 판매 전략을 다뤘다.
하지만 기업이 개별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해당 국가의 특성에 대해 면밀한 조사도 힘들고, 바이어와 매칭을 이끌어내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정부 기관이나 협회 등에서는 해외 시장 개척사업을 추진하는데, 공작기계 분야의 경우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이하 공작기계협회)가 ‘공작기계 해외 시장 개척사업’을 펼치고 있다.
공작기계협회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개년 전략으로 계획을 마련하고 ▲(2015년)신흥국 시장 현황 조사 ▲(2016년)정부 수출컨소시엄 사업 추진 ▲(2017년)협회-회원사 ‘공동 시장개척 사업’ 추진까지 이루어냈다.
공작기계 해외 시장 개척사업 내용
2015년 1차년 ‘신흥국 시장 현황 조사’ 사업에서는 업계 수요가 높은 신흥국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 및 바이어 발굴 등 사업 추진 타당성을 조사하고 검증하였다. 당시 대상 국가는 인도네이사와 베트남이었다.
2016년 2차년에는 국가를 이란, 멕시코로 확대하고 공작기계협회와 회원사가 공동으로 수출 상담회를 진행했다. 이때는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바이어를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2017년 3차년에는 지속사업화를 통해 시장성과 사업성이 검증된 신흥시장에 대해 수출 확대를 지원하였다. 이 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시장 개척 국가를 확대했다.
공작기계협회와 회원사가 함께 추진한 ‘공작기계 해외 시장 개척사업’ 결과 127사의 바이어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468개사의 바이어를 발굴하였다.
2018년부터는 ‘시장 개척사업의 고도화’에 집중
공작기계협회는 2018년에도 두 번째 해외 시장 개척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개척사업이 신흥시장을 발굴하고 바이어를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면, 이번 사업은 고도화와 전문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우선 지난 사업에서 발굴한 468사의 바이어들을 생산제조 분야 전시회 심토스(SIMTOS)에 초정한다. 이 자리를 통해 중기사업에서 장기사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또 바이어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개척사업의 시장조사는 동유럽 지역으로 정했다. 이후 미국, 인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계업체 수출 사례
1) C업체, 바이어 미팅 후 빠른 후속 조치
- 주요 성과
C업체는 2017년 카타르와 싱가포르에 수출 물꼬를 텄다. 손을 잡은 바이어는 총 4개사로 이를 통해 2만3,000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업체는 정부 프로젝트 공동 입찰을 1건 성사시켰다. 계약을 한 바이어는 기존 거래처를 전환하려는 시기였고 C업체의 샘플 판매를 통해 신규거래처로 등록이 된 것.
- 성공 요인
C업체의 성공 요인은 전략적인 출장 계획 및 동일 바이어와 세 차례 이상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한 가지 사업으로 2개국을 동시에 추진할 때도 국가별 담당자를 별도로 두었고, 시장개척 참가단이 함께 출장을 갈 때는 하루 이틀 미리 출발하거나 늦게 도착해 개별 미팅 횟수를 더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또 상담회 미팅 이후 미팅 바이어를 직접 컨텍하는 등 발빠른 후속 조치를 통해 네트워크를 다져나갔다. 이 업체는 네트워크 구축에 ‘왓츠앱(What's app)’을 활용하였다.
2) S업체, 마케팅은 적극적으로
- 주요 성과
S업체는 2017년 베트남의 금융 기관과 MOU를 체결하였다. 이를 통해 S업체는 현지 금융기관 건물 시스템에 에너지 절전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였다. 같은 해 바이어가 직접 방한하여 공장 시찰를 마치고 세부협의를 진행하였다.
- 성공 요인
S업체의 성공 요인은 적극적인 마케팅이다. 이 업체는 1차 상담회 이후 곧바로 직접 방문하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였고 순조롭게 2차 미팅이 완료되면서 MOU 체결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사실 이 업체가 단독으로 거래 협의를 했다면 이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이 상담회를 추진했던 수행기관은 미팅을 성사시키는 것과 MOU 체결문을 작성하는 법 등을 지원하여 원활한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였다.
3) N업체, 사후 초장사업 펼쳐
- 주요 성과
N업체는 2016년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10만 달러 규모의 딜러쉽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업체가 계약을 성사한 바이어는 베트남 현지 일본 상사로, 과거 N업체 제품을 취급한 경험이 있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1차 현지 상담회 미팅 이후 제품 오더 및 견적 금액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였고, 곧바로 사후 초청사업을 통해 바이어가 N업체의 공장을 방문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 같은 끊김 없는 미팅 전략으로 1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
또 N업체는 아랍에미리트에서 3건의 주문 요청을 받고 건당 3만 달러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 업체와 계약 한 바이어의 경우 아랍에미리트에 주축을 두고 인근 국가의 기계 납품도 진행하고 있어 다른 국가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N업체는 이 바이어를 통해 인도, 쿠웨이트까지 제품 납품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4) TCM과 동진기계
- TCM
TCM은 자동 CNC선반이라고 불리는 스위스 타입 오토레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아랍에미리트의 한 기업과 부품 제조 사업을 진행하였다. 특이할 만한 점은 전체 사업을 맡는 턴키(Turnkey) 방식이라는 것. TCM은 현재 샘플 주문 부품 10종에 대한 제작을 진행 중이다. 제품 검수가 완료되면 인수 검사를 진행하고 실제 제품 주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물량은 6대에서 50대까지로 보고 있다.
- 동진기계
동진기계는 프레스 머신, 리베팅 머신, 쏘우 머신 등을 공급하는 기계 전문기업이다. 이 기업은 이란의 한 기업과 제품 판매 계약을 성사하였다. 이 계약의 경우 간접적으로 수출하던 형태가 직접 형태로 전환된 사례다.
이번에 계약한 이란 기업은 2004년부터 중국 유통업체를 통해 동진기계의 제품을 구매했고, 10년 이상의 거래 기간 동안 프레스 머신, 리베팅 머신 등 총 18대의 기계를 보유하게 됐다. 동진기계는 2017년 1월 이 기업을 초청하여 직접적으로 판매하는 형태로 전환하였다.
주요 신흥국 수출 전략
- 베트남
베트남의 기계 산업은 거의 수입에 의존할 만큼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기계 품목의 주요 수입국은 중국(35%), 일본(17%), 한국(14%), 대만(6%), 독일(5%)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통해 1위 수입국이 되었다. 베트남의 경우 제조 환경이 영세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품질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구매 우선 조건으로 본다. 실제 베트남 현지 중소업체들이 중국의 제품을 선호한다. 특히 중국은 국경에 접해 있다는 점과 중국계 베트남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제품은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고품질과 내구성을 강점으로 현지 바이어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장기적인 사용 관점이다.
따라서 한국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품질에 대한 니즈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다. 또 가격 부분은 중고기계 수출을 통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도
한국 공작기계 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좋은 품질과 신뢰성 확보다. 이를 이해 인도 기업들에게 샘플을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는 마케팅을 펼치거나 AS 관리에 더 집중 투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코트라는 조언한다.
경북 경제진흥원의 인도 시장 조사원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경쟁 제품의 가격과 품질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마케팅 전략은 엔지니어링 기술 지식에 기반하여 구매자의 생산성 및 비용이 절감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 멕시코
코트라 멕시코시티 무역관 자체 조사 결과, 라인설비 및 금형을 수입하는 이유는 멕시코 내 기술력이 부족하고 AS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작기계 분야에서 미국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것도 멕시코와 가깝고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AS가 우수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또 멕시코 기계 시장에서 바이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가격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공작기계 수출 시 멕시코 내 AS 기술자 파견 혹은 멕시코 업체에 일정 기간 AS를 위탁하는 등의 사후관리 서비스를 철저히 준비할 것을 코트라는 추천한다.
코트라에서는 대기업의 경우 기존 딜러망을 통하지 않고는 납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딜러를 통해 사후관리에 대한 사항 조율, 바이어와 협상에 임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본 기사는 'Machine & Tool' 2018년 3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