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공습’ 본격화... 한국 업체들에 타격 가시화

2017.02.22 14:39:35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관련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에서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발표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공세 상황 및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현황에 대해 정리하고, 대응 방안을 짚어 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 저성장 기조 본격화


2015년 3분기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으며 세계 시장을 견인하던 중국도 보급률 포화로 2016년 상반기 한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고 단말기 자체의 하드웨어 스펙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면서,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더욱 길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한해 스마트폰 시장은 15억 7천만 대(6.3% 증가)로 전년대비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동·아프리카(12.2%)를 제외한 북미(2.6%)와 서유럽(4.6%)은 통신사 보조금이 축소되고, 아시아·태평양(7.5%)과 중남미(2.7%) 등은 신규 가입자가 감소함에 따라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돌입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6년 3분기를 기준으로 삼성전자(-10.1%), 애플(-5.2%) 등과 같은 선두 업체는 글로벌 시장 판매가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의 공세에 밀려 애플이 30.6% 감소했고, 삼성전자가 26.3% 감소했다. 반면에 화웨이(25.8%), 오포(140.0%), 비보(86.7%) 등의 중국 업체는 자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면서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글로벌 및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 추이


▲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 대수 및 지역별 성장 전망


중국 선두 업체, 높은 성장세 유지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출하는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6년 3분기에 40%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프리미엄 제품에 버금가는 성능이나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절반에 가까운 제품들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화웨이(7.5% → 9.0%), 오포(2.5% → 5.8%), 비보(2.8% → 4.9%)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대비 상승했지만, 삼성전자(23.7% → 20.1%), 애플(13.6% → 12.1%)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 업체별 스마트폰 실적(2016년 3분기. 출하대수 기준, %)


중국 시장의 경우 로컬 기업이 장악해 나감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소비자층이 다양하고 땅이 넓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 성향을 잘 파악해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자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1분기∼3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16.0%, 오포가 13.6%, 비보가 12.5%, 샤오미가 11.1%로 현지 제조사가 1∼4위를 모두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상위 10위권 가운데 해외 기업은 애플과 삼성전자뿐이었으며 이들 두 기업의 점유율은 13.5%에 불과했다. 2013년까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현재 5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세계 2위 제조사인 애플 역시 점유율이 줄어들면서 2015년 3위에서 5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한편, 중국의 로컬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고 레노버, TCL 등은 해외기업 인수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자국·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중저가 제품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그리고 판매량 증가에서 수익 극대화로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선두 업체마저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화웨이, 오포·비보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


화웨이는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틈새시장을 열었지만 고급 스마트폰 출시와 대대적 광고 캠페인을 통해 삼성과 애플에 이은 세계 3위 업체로 부상했다. 화웨이는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를 홍보대사로 영입했으며,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독일의 라이카 카메라와 협업하는 등 글로벌 기업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또한 저가 제품뿐 아니라 중고가 제품에도 집중하면서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거나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인 ‘아너(Honor)’를 선보이는 등 시장 변화를 수용하는 민첩성도 구비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1년 8위에 불과했던 화웨이는 2015년에 중국 업체로는 사상 처음 출하량 1억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Big3로 올라섰으며 지난해 9월에는 지난해보다 2개월 먼저 1억 대를 돌파하며 애플과의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켰다.


또한 화웨이는 특허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뿐 아니라, 통신 장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축적한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의 관계를 제품 판매에 적극 활용하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오디오·비디오(AV) 제조업체 부부가오(步步高·BBK) 그룹 자회사인 오포와 비보의 경우, 내수시장 공략 목표에 집중하며 유통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목표 고객층을 세분화해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확대하면서 잠재 구매자에게 자신들이 실제로 이용할 스마트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판매상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두 기업이 3선(인구 15만∼300만 명의 도시), 4선(인구 15만 명 미만의 도시)급 중소형 도시에서 오프라인 판매망을 공격적으로 확충한 결과, 오포는 중국 내 24만 개, 비보는 12만 개 매장의 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오포는 한국 돈으로 50만 원대 중가형 스마트폰 생산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으며, 비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80만 원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양사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은 자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넘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던 샤오미까지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등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 중 70∼75%가 직접 매장에 가서 스마트폰을 구입한다는 점에 착안해 오프라인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 오포·비보가 샤오미를 제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업체의 전략 시장, 인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듦에 따라, 중국 휴대폰 제조 업체들은 마지막 남은 거대 시장이자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인도에서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세계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플렉스(Flex)와 손잡고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전략 스마트폰 P9와 중저가폰 아너 5C 생산에 돌입했다. 그리고 오포·비보도 400억 루피(약 6,860억원)를 투자해 인도 북부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6년 1분기 25%에서 노트7 여파를 겪은 3분기에 22.0%까지 하락한 반면, 동기간 중국 업체는 19%에서 25%로 상승했다. 이는 처음 스마트폰을 살 때 삼성전자를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온라인 판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중국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 한국 vs.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출하 성장률 및 시장점유율 추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 위상 약화


중국 업체는 내수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국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발을 넓히며 글로벌 시장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출하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2014년 2분기 출하기준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한국을 추월했고, 매분기 그 격차를 벌리며 글로벌 시장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저가폰 시장을 뛰어넘어 선진 시장을 목표로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확대하면서, 2016년 3분기에는 매출 기준으로도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여기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삼성의 매출액 하락(167억 달러, 11.5% 감소)도 점유율 역전에 영향을 주었다.


중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이것이 국내 업체의 출하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출이 하락하고 있다. 그 동안 완제품 수출 감소를 보전하며 성장세를 구가하던 부분품마저 성장세가 꺾이면서 휴대폰 수출은 2016년 2분기 11.3%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도 22.2% 하락했다. 대중국(홍콩) 수출이 2016년 1분기 -11.3%, 2분기 -5.9%, 3분기 -26.8%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가운데 3분기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대미 수출마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부진 등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4년 하반기부터 크게 줄었으며 LG전자는 2015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업체 공세에 의해 중국, 서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경쟁격화로 고전하는 사이, 화웨이는 고사양 프리미엄폰들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세력을 확대해 국내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은 삼성, LG, 애플 등 일부 제조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웨이는 그 동안 국내에 10∼30만 원대 저가형 제품만 공급해 왔으며 시장 점유율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일 이례적으로 자급제 형태가 아닌 LG유플러스를 통해 프리미엄폰 ‘P9(5.2인치)’, ‘P9플러스(5.5인치)’를 출시했다. P9 시리즈는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폰으로 지난해 4월 유럽시장에서 출시했다. 이 스마트폰에는 라이카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7개월 동안 900만 대의 판매량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화웨이가 의미 있는 판매실적을 기록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중국 기업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 필요


자국 내에서 힘을 키운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자국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영향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R&D에 더욱 집중하면서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라인업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성장 과정에서 축적한 제조 기술과 부품 공급 사슬, 마케팅 노하우 등이 삼성전자·애플 등 글로벌 업체 수준에 근접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한편, 급성장하던 내수 시장이 둔화되자 대화면 탑재는 물론 메모리나 카메라 화소, 배터리 용량 등을 대폭 높인 고사양 부품을 탑재하고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면서 해외 시장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서유럽과, 중동·아프리카, 남미뿐 아니라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면서 국내 업체에 대한 위협 수준이 분기마다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처럼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습이 거세짐에 따라 국내 업체는 폴더블(Foldable),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 스마트폰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늘리고, 그 과정에서 제품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테스트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함으로써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고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생겼다.


또한 AP, eMMC, OLED, 카메라 모듈, 센서 등 경쟁력을 갖춘 핵심 부품은 해외 거래선을 확대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하며, 통신기술이나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스마트폰과 관련된 특허 경쟁력도 강화해 화웨이 등 경쟁 업체뿐 아니라 소위 특허괴물의 제소에도 대응해야 한다.


국내 업체가 시장성숙과 가성비 경쟁 심화, 중국 업체의 공세 등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면서 스마트폰 판매 감소, 수출 하락 등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통신사들이 지급하는 보조금이 잇달아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가운데 화웨이를 필두로 오포·비보 등이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국내 업체의 실적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화웨이에서 국내에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는 선진 시장(미국·일본 등) 진출에 대비한 사전 테스트를 실시함과 동시에 국내 업체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국내 업체가 전방위적으로 공세를 높여 가는 중국 업체들을 극복해 노키아·모토로라와 같은 처지로 전락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재도약하는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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