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글로벌 반도체 업체 퀄컴을 상대로한 소송전에 거함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향후 업계 판세 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최근 부당한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부당하게 요구해왔다는 것을 이유로 퀄컴을 상대로 10억달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퀄컴이 독점적 시장 지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소송을 걸어 놓은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 강한 애플까지 칼을 빼들면서 퀄컴의 독점적 지위 남용 논란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애플의 행보로 퀄컴 라이선스 비즈니스 구조 자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시장 분석 업체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행보에 대해 퀄컴 라이선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해석했다.
퀄컴이 제기한 10억달러 소송은 지엽적인 문제이며, 모델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애플의 의도라는 설명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두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원하는 것은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줄이는 것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퀄컴이 애플에 간접적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은 퀄컴에 라이선스 요금으로 기기 1대당 15달러 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에서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칩 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라이선스도 판매하고 있다. 퀄컴은 자사 칩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자사 라이선스 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이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퀄컴을 부품 공급 업체로서 완전히 배제하려 하는 것까지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두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이 퀄컴 라이선스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라며 두 회사간 결별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제품에 퀄컴칩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아이폰에 퀄컴칩 외에 인텔칩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시점에서 애플이 퀄컴칩을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 인텔 모바일칩은 현재 AT&T와 T모바일에서 사용되는 네트워크와만 호환된다.
퀄컴은 조만간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일련의 소송 이슈 때문인지 번스타인 애널리스들은 퀄컴 목표 주가를 80달러에서 65달러로 낮췄다.
/황치규 기자(delight@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