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을 활용하는 외부 인지, 논리/추론/예측 등 다방면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비즈니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의료 서비스 등 전문적 영역에까지도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새로운 기술이 미래 우리의 삶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여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해 발간한 기술영향평가 결과 중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제조업의 지능화 : 생산성 및 품질 향상& 선진국으로의 제조업 유턴 가속화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지적 업무의 생산성뿐 아니라 물류/교통, 스마트 팩토리, Industry 4.0과 같은 미래 제조업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 공장에서 임베디드 시스템을 통한 네트워크 연결,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CPS)을 통해 생산 과정을 통제하므로 지능형 로봇의 수준 고도화에 따른 제조업 활용 범위의 확대가 가능하다. 또 인공지능과 센서 기반 빅데이터의 결합은 수율 및 장비 관리, 사이버 물리 플랫폼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기업의 영업, 보안, 인사, 마케팅 등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산업적 관점에서도 광고, 농업, 교육, 금융, 제조업, 의료, 에너지 등 거의 모든 산업군의 생산성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한편 제조업 생산성 향상 및 선진국으로의 제조업 유턴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하게 되면 ‘산업구조 선진화=제조업 비중 하락’이라는 공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생산/물류/유통 시스템의 지능화로 제조업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로 인해 제조업 경쟁력이 향상되면 선진국으로의 제조업 유턴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제조업 지능화로 인해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이 향상되고 동시에 가격은 낮아짐으로써 양적 측면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단기적으로 제조 생산성 증가 및 비용 절감, 질적 향상 등에 대한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경우 키바(Kiva)라는 창고정리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물류 시스템의 효율을 크게 높이고 전체 비용을 감소시킨 사례가 있다.
특히 3D 프린터를 포함해 가상화된 생산시스템과 인공지능이 결합됨으로써 사이버 물리 플랫폼이 완성되어 갈 것이다. 사회·제도적 변화가 뒷받침될 경우 주 3일제, 주 4일제 근무 등의 근무 환경 변화가 가능해져 복지 및 인간의 삶의 질 향상도 기대된다.
최근 선진국들이 (자동화를 이용한) 제조업으로 회귀하려고 하는 현상은 직접적인 일자리 문제에는 기여하지 못하더라도 공장 주변에 연관 산업들이 생기면서 긍정적 산업 파급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경제 불안정 및 사회적 갈등 발생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제조업은 고용 감소 문제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경제 불안정을 발생시키고,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소득 증가는 소수 집단에게만 한정되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사례의 경우 생산성이 증가한 반면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은 큰 변화가 없었으며 증가된 부는 일부 소유자에게 한정되었다.
서비스업의 지능화 : 딥러닝 및 자연어 처리의 상용화&인공지능 기술 적용 및 확장
상당 기간 발전이 지체되어 온 인공지능이 최근 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을 활용하는 외부 인지, 논리/추론/예측 등 다방면에서 전전을 보이고 있다. 깊은 구조의 인공신경망을 통해 주어진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특징을 자동적이고 계층적으로 학습하는 딥러닝이 주목받고 있다.
딥러닝 기법은 출력값 없이도 입력 데이터의 비선형적 변환을 반복하며 하위층의 단순한 특징들로부터 상위층의 보다 복잡하고 구조적인 형태의 특징들까지를 추출해내는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자연어 처리는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거나 그러한 형태를 다시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구글,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들의 발전으로 실제 인공지능 서비스의 비즈니스화 가능성이 상승하고 있다. 가상비서, 개인화 추천, 대화 시스템 등이 넛지(nudge) 같은 형태로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지능형 컨시어지, 지능형 웨어러블 등의 하드웨어와 연동된 마케팅 서비스의 발전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사람이 지닌 지능형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정보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마케팅 정보(물건, 음식점 등)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지능형 개인 서비스뿐 아니라 최근 제한이 많았던 서비스업 부분에까지도 기술이 작용 및 확장되는 추세이고 신문 기사 작성, 투자 분석과 예측, 대리 투자, 의료 및 법률 상담과 의사결정 지원 등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 분야에 이미 활용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서비스 개념보다는 플랫폼 개념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가 플랫폼 위에 얹히는 구조가 될 것이므로 누가 플랫폼을 쥐고 생태계를 구성할 것인지가 산업의 주도권 형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서비스의 지능화가 가져올 긍정적인 영향은 먼저, 지능형 서비스 제공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및 삶의 질 향상이다. 지능형 서비스 제공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능형 서비스는 금융공학, 스마트그리드(전력), 사이버 보안, 연구개발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화이트해커 등 새로운 개념의 인공지능 전문가 수요가 확대된다. 이밖에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등 개개인에 맞춤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삶의 질 향상도 기대된다.
더불어 전문 서비스업 분야의 효율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의료, 금융 분야 등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기술의 혁신과 지능형 서비스의 발전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새로운 스타 기술 기업의 출현과 청년 고용 창출, 국가적 신성장 동력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아닌 아이디어와 알고리즘 기반의 혁신적 지능 서비스 출시와 글로벌 경쟁이 가능해지므로 진정한 창조경제 창출을 이끌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고도의 서비스 경쟁 및 승자 독식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맞춤 서비스의 난립과 지능형 서비스의 발전은 고도의 서비스 경쟁과 승자 독식의 상황을 유발하고 직종 간 양극화가 확대되고 기존 기업의 경영상 불안정성, 불확실성이 증대한다. 또 우수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보유한 특정 소수의 기관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남용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노동 생산성의 증가 : 인공지능과의 협력 통한 노동 생산성의 증가&선진국과의 노동 생산성 격차
의료, 법률 등과 같은 많은 사례와 데이터의 검색과 근거 확인을 통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경우 인공지능이 사람과 협력함으로써 노동 생산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자연 언어 처리와 딥러닝 및 추론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전문직에서의 노동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선진국과의 노동 생산성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한국의 노동 생산성은 미국 등의 OECD 선진국 대비 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기술 선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의 지적 노동 생산성의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증강시킬 가능성이 높고 이를 통해 지적 노동의 생산성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지적 업무뿐 아니라 인간이 기피하는 농업, 임업, 어업, 광업 등 다양한 1차 산업에서도 인공지능이 적극 활용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다. 실제로 농약 살포 및 농작물 발육 모니터링을 위한 무인 헬기와 파종, 수확을 수행하는 농업용 로봇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낙농업 분야에도 자동 유착 로봇이 상용화되어 점차 도입되고 있다.
기계와 협력 가능한 직군에 대한 총고용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나 긍정적 관점에서는 1인당 실질 근무 시간이 감소하여도 총생산비용이 줄고 재화 가치가 증가하여 노동 생산성 및 1인당 총생산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인간에게 어려운 일과 로봇에게 어려운 일이 서로 다르므로 상호 보완적인 협업을 통해 산업 생산성의 비약적인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즉, 반복적이거나 물리적인 일을 기계가 담당하고 인간은 판단과 창의, 감성 및 협업이 필요한 일에 집중하여 산업 생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결국 사회·문화적·심리적 문제가 아니라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이 가능할 수 있다.
고용 구조의 변화 :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변화
시각이나 청각 등의 인지 기능 및 데이터 분석, 추론 등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하여 기계의 적용 분야가 새로운 영역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의 기계 시대(The Second Machine Age, MIT 에릭 븐린욜프슨, 앤드류 맥아피 교수 정)’에 의하면 첫 번째 기계 시대에서는 작업 속도, 힘, 지속력, 정밀도를 무기로 기계가 산업현장에서 반복이고 정형적인 작업에 대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했다면, 두 번째 기계 시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불량 검출, 수술, 운송, 보고 등의 새로운 영역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로봇의 가격 하락 및 근로자 임금의 증가로 인간의 노동력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로봇의 가격은 연평균 10% 이상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근로자 임금은 증가하는 추세로, 유럽의 대향 마트들은 계산원을 대신해 고객이 바코드를 직접 찍고 계산할 수 있도록 돕는 기계를 설치해두어 고용 인원을 감축하고 있으며, 항공사의 경우 지상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대신 기계를 통해 고객에게 좌석을 정해 탑승표를 발부하고 짐을 해당 비행기까지 싣는 일을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특히 이러한 인간의 노동력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노동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높았던 중국과 인도에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도 제조업 중심 국가로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 대체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면서 복잡하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서비스 업종으로의 진출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컴퓨팅 성능의 비약적 증가, 클라우드 및 모바일의 보편화로 인한 폭발적인 데이터 수집,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인공지능 성능은 지속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계가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시각과 음성인식 및 합성으로 인간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개선되면서 의료, 교육, 텔레마케팅 및 콜센터, 재무 상담, 법률 상담, 운수업 등의 서비스 업종으로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은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하거나 새롭게 창출되는 직업군이 생길 것으로 에측된다. 인공지능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새로운 직업군이 발생하고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분야의 노동 가치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의적, 예술적, 감성적 특성이 강한 직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그 다양성이 커지거나 혹은 그 반대로 복잡성이 높은 육체적 직업(배관공, 수리/보수 등)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는 창조적, 예술 및 감성이 필요한 직업의 중요성과 영향성이 커질 것으로 이 부분에서의 새로운 직업군의 생성과 전문인력 양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더불어 지식집약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이며 신규 서비스 수요에 따른 비즈니스도 발전할 것이다. 실제로 로봇 및 인공지능 산업 자체에 대한 고용(프로그램/알고리즘 개발 인력, 숙련 운영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더욱이 인공지능 기술의 초기 산업화는 수학, 통계학 및 소프트웨어 공학에 대한 시장 수요도 증가시키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이러한 학과의 인기도가 최고 수준이 되었으며 졸업 후 평균 급여 또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화이트해커 등 새로운 개념의 인공지능 전문가 수요가 확대되고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한 분야로 파급됨에 따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위상이 더욱 커질 것이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모델러들의 전문성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 인구의 구조적 문제(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경제적 성장 기반에 약화되는 문제를 인공지능을 활용한 노동력 대체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정적인 영향은 인공지능의 인지 능력이나 일처리 수준이 향상되면 매뉴얼에 기반한 직종의 상당수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텔레마케터, 콜센터 상담원 등 매뉴얼에 기반한 직종은 20년 내에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초기 대응 업무는 자동화되고 이를 통해 대응되지 못한 업무들이 인간 상담원에게 전달되는 형태로 변화하여 총 채용 규모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일부 전문 서비스직(의료, 교육, 법률 상담, 기자 등)의 경우도 각 서비스업의 정의와 주요 목적이 변화한다면 기존 시스템이 쇠퇴하고 관련 일자리나 업무가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하다.
교육계에서는 무크(Mooc : 개방형 온라인 강좌)의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로, ‘교육’의 주요 목적이 ‘정보에 대한 효과적 전달’로 한정된다면 교사-교실-교과서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기존 교육의 시스템은 쇠퇴할 것이다.
하지만 창의성 발굴, 교감 등이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는 사회학적·심리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한편 고가의 차별화된 ‘따뜻한’ 면대면 서비스는 부를 많이 소유한 사람들에게만 한정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저가로 공급 가능한 ‘차가운’ 인공지능을 서비스만을 받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양극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인공지능 발전이 서비스업, 지식노동(화이트칼라)의 직능 수요 급감으로 연결된 경우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제조업은 기계화, 산업자동화에 따른 노동력 대체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어 온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계의 노동력 대체 현상에서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서비스업 대체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숙 기자 (atid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