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2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2015 삼성 SSD 글로벌 서밋'에서 국내외 미디어와 파워 블로거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V낸드 SSD'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마케팅팀장 김언수 전무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 News1 서송희 기자

애플이 4년만에 고집을 꺾고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를 아이폰에 채용했다. 용량이 작다는 전세계 사용자들의 비판에 직면한 애플이 4년만에 삼성전자와 낸드플래시 거래를 재개, 고용량 아이폰을 출시한 때문이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7'에 삼성전자의 3D낸드플래시와 D램 등이 탑재됐다. SK하이닉스의 D램과 2D낸드도 아이폰7에 들어갔다. 아이폰7 시리즈는 저장공간에 따라 32GB(기가바이트), 128GB, 256GB 등 3개 모델로 출시된다. SK하이닉스의 2D낸드는 32GB와 128GB 모델에, 삼성전자의 3D낸드는 256GB 모델에 채용됐다. 

256GB 모델에 삼성 3D낸드플래시 탑재...소비자불만에 고집 꺾어

아이폰 저장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애플은 삼성전자에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16GB를 제외하고 32GB를 기본 모델로 채용했으며, 아이폰7에서 처음 선보이는 256GB 용량 아이폰에 삼성전자의 3D낸드플래시를 탑재했다. 

현재 3D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애플은 전작인 아이폰6에서 삼성전자를 견제하며 SK하이닉스와 도시바 등의 낸드플래시를 채용했지만, 부진을 떨치기 위해 다시 삼성전자의 손을 잡았다. 

애플이 자존심을 내려놓은 것은 애플이 원하는 초고속 최대용량 낸드플래시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전세계에 삼성전자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폰7에 탑재된 삼성전자의 48단 3D낸드는 손톱보다 작은 크기지만 5GB 크기의 풀HD 영화 1편을 11초 만에 전송한다. 

2007년 첫 아이폰 출시때부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를 써온 애플은 2012년 출시한 아이폰5부터 삼성 메모리를 쓰지 않았다. 2011년 애플과 삼성의 특허분쟁을 발단으로 애플의 삼성전자 견제가 심해졌다. 이후 아이폰6부터 삼성전자는 애플에 모바일 D램 공급을 재개했지만, 낸드는 이번 아이폰7으로 공급이 성사됐다. 

삼성전자 초기술의 상징, 3D낸드 

2013년 세계 최초로 V낸드 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V낸드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미세공정 전환이 될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3세대 V낸드의 경우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며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V낸드란 데이터 저장단위를 수직으로 쌓아올려 속도와 내구성, 생산성은 향상시키고 전략소모량은 낮추는 첨단 제품이다. 지금까지는 SSD 등에 주로 적용됐지만, 스마트폰의 고용량화로 수요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경쟁사들도 V낸드와 같은 3D낸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2세대를 만드는 정도다. 삼성은 올 연말 4세대(64단)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에서 3D낸드 생산비중은 올해 상반기 20%대에서 연말 40%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업계 유일의 48단 V-낸드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아이폰7에는 LG이노텍의 듀얼카메라 모듈과 LG디스플레이의 LCD디스플레이, LG 계열 '실리콘웍스'의 LCD용 드라이버IC 등 국내 부품사의 제품이 대거 탑재됐다. 

장은지 기자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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