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수출액 규모 가장 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동반 부진이 커다란 원인
한국의 주력 산업인 ICT 분야의 수출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부진이 겹치면서 7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달만에 다시 두자릿 수로 내려앉은 것이어서 이에 대한 관계 부처의 점검과 함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4월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이 전년 같은 달보다 14.3% 감소한 125.3억 달러로 조사됐다. 수입은 4.9% 줄어든 72.7억 달러로 나타나면서 수지는 52.6억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월간 ICT 수출이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일곱 달째다. 감소폭은 지난해 10월 -1.6%, 11월 -7.1%, 12월 -14.7%, 올해 1월 -17.8%였고, 2월 -9.9%, 3월 -5.0%로 다소 줄다가 4월 들어 하락세가 다시 가팔라졌다(그림 1). 이번 하락폭이 가파른 이유는 ICT 수출액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특히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컴퓨터 및 주변기기, 휴대폰의 동반 감소도 수출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그림 1. ICT 전년 동월대비 수출입 증감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올 4월 수출액은 각각 45.5억 달러와 21.3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11.8%, 27.6% 하락했다(표 1). 이에 대해 미래부는 “반도체는 수요 청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수출 하락폭이 확대됐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OLED는 시장 규모 확대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 표 1. 반도체 수출 추이 (단위 : 억 달러, % : 전년 동월 대비)
또 다른 ICT 주력 품목인 휴대전화는 올 4월 21.5억 달러어치를 수출해 작년 동월 대비 7.9%가 줄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 등 덕분에 완제품 수출이 늘었지만, 초기 물량의 국내 생산과 부품의 현지 조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부분품은 감소했다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5.5억 달러)와 디지털 TV(3.2억 달러)도 글로벌 수요 부진 및 단가 하락 등의 원인으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14.8%와 21.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5.9억 달러), 베트남(12.8억 달러), 인도(1.9억 달러)는 작년 4월보다 25.3%, 19.5%, 10.2%씩 수출액이 늘었다. 특히, 미국은 스마트폰 시장 공략 강화로 휴대폰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베트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 호조로 증가했고, 최근 성장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 수출도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최대 시장인 중국은 수출 63억 달러로 18.9%가 줄었다. 중남미(4억3천만 달러), 대만(3억3천만 달러), 일본(2억9천만 달러)도 30∼50%대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의 부진 원인은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되고 국내 업체의 현지 생산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부분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4월 ICT 분야의 수입은 72.7억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9%가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휴대전화(7.8억 달러), 컴퓨터 및 주변기기(7.9억 달러), 디지털TV(0.5억 달러)는 수입이 작년 4월보다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29.5억 달러), 디스플레이(3.6억 달러), 접속 부품(3.2억 달러) 등 부품 계열 제품의 수입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줄었다. 휴대폰의 경우, 외산 완제품 수입은 감소했으나 부분품 중심으로 수입이 증가했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시스템 반도체 수입은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는 TV 및 휴대폰용 제품을 중심으로 LCD 패널과 LCD 부분품 수입이 줄었다.
지역별로 베트남(4.1억 달러)을 중심으로 아세안(11.3억 달러)에서의 수입은 증가했고, 중국(홍콩포함, 24.8억 달러), 일본(9.4억 달러), 미국(6.2억 달러)등에서 ICT 수입액은 감소했다. 아세안은 휴대폰 부분품, D-TV, 디스플레이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중국은 휴대폰(3.7억 달러), 반도체(6.6억 달러), 디스플레이(1.6억 달러) 등 주요 품목 수입이 감소했다.
ICT 수지는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의 경쟁력 우위로 52.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전체 수지 흑자를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홍콩 포함, 38.2억 달러), EU(2.7억 달러), 미국(9.7억 달러)에 대해서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에 대해서는 적자(6.5억 달러)를 기록했다.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