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인 IC 인사이트(IC Insights)가 최근 발간한 새로운 칩 벤더 랭킹에 따르면, 글로벌 톱10 반도체 공급 업체 중 8곳이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 간 가격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매출 역시 둔화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 몇 개월 간 시장 수요 둔화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 무역 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칩 매출액은 2015년 1분기와 비교해 약 6% 가량 감소했다. IC 인사이트의 경우, 1분기 칩 매출이 약 7%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표 1).

▲ 표 1. 2016년 1분기 상위 20개 반도체 매출 순위 (단위: 백만 달러, 파운드리 포함)

IC 인사이트는 상위 10개 반도체 공급 업체 중 6곳이 10% 이상의 매출 하락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했다. IC 인사이트의 상위 20개 공급 업체 리스트는 종합반도체 업체 뿐만 아니라 3개 반도체 파운드리, 6개 팹리스 업체들을 포함하고 있다. 

상위 10개 공급 업체 중 인텔(Intel)만 전년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이 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5년 1분기보다 저조한 매출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상위 20개 칩 공급 업체의 누적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다. 7개 공급 업체의 경우, 매년 약 25%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메모리 칩에 대한 현재 다운 사이클이 강조되면서, 공급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는 상위 20개 공급업체 중 1분기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마이크론의 매출은 약 28%, SK하이닉스는 약 30%씩 감소했다고 IC 인사이트는 전했다. 

AMD(Advanced Micro Devices)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상위 20위 안에 들었다. 일본 샤프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고, 그결과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IC 인사이트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전례없이 인수 합병이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상위 20개 공급 업체 순위에 더 많은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반도체 파운드리 매출 둔화

2015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수탁생산) 매출 역시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5년 전체 파운드리 매출은 488억 달러 규모로, 2014년 보다 약 4.4%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트너는 파운드리 매출은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소수의 종합반도체회사 매출과 애플의 웨이퍼 수요 때문에 그나마 이 수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표 2). 

▲ 표 2. 톱10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업체 매출 순위(단위 : 백만달러)

그동안 파운드리 매출은 2014년까지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2014년에는 약 16% 성장한 반면, 2015년에는 한 자리수로 성장폭이 둔화된 것이다.

가트너는 2015년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3% 감소한 3,348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렇게 수치가 감소한 이유로 PC와 모바일 제품의 수요 하락, 태블릿 매출의 감소, 초과 IC 재고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업체별 파운드리 매출을 비교해 보면, 대만의 TSMC가 최첨단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베이스밴더 칩에 사용하는 16나노 핀펫(FinFET) 기술 및 20나노미터 플레이너 성공으로 5.5% 매출이 증가했다. IBM의 반도체 부문을 흡수해 생산 용량을 키운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가 UMC를 제치고 파운드리 매출 2위를 확보했다. UMC가 전체 파운드리 시장의 9.3%을 차지한 반면, 글로벌파운드리는 9.6% 시장 점유했다(표 3).

가트너는 2015년 들어 파운드리 간 가격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28나노미터 노드 뿐만 아니라 40나노미터와 65나노미터 노드도 마찬가지다.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