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0년을 맞은 자동인식산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겪으며 산업계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그 이면에는 M&A와 글로벌화, 저가 출혈 경쟁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지에서는 지난달 19일(화) 서교동 소재 첨단 본사 빌딩 5층 대회의실에서 자동인식산업을 대표하는 전문기업의 대표들을 초청해 자동인식 30년史를 돌아보고 향후 30년을 준비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 (가나다순)
송준원 제이원 대표
윤영수 티비에스 대표
이진원 바올테크 대표
이치욱 씨에스프론트라인 대표
최재균 시그너스정보기술 대표
사회 및 진행: 김혜숙 월간 자동인식 편집장, 김진희 뉴스특임팀장
Q. 소속 업체의 업력과 자동인식 업체로 성장해올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말해 달라.
▲ 티비에스 윤영수 대표
"새로운 시스템 구축으로 물류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자부합니다"
티비에스 윤영수 대표(이하 윤영수 대표) : 먼저 바코드 산업 30년이 대한민국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티비에스의 경우를 들어 말할까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티비에스는 우리나라 산업 중에서도 특히 물류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친 기업이라고 자부합니다. 물류 산업에 미친 영향 중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21세기 국가 경쟁력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 건설이라는 슬로건하에 물류에 대한 많은 지원책을 쏟아내며 기업 육성에 힘을 썼습니다. 특히 제조나 유통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졌고, 이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물류 관련 단체들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전자상거래와 TV 홈쇼핑의 꾸준한 성장은 택배 산업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요.
이런 전반적인 상황에서 물류를 업으로 삼는 기업의 미래는 상당히 밝았고, 물류 업체뿐 아니라 물류 장비, IT 업체 등 많은 산업들도 같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택배 송장의 고속 출력과 2000년대 초 전자상거래 및 TV 홈쇼핑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택배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당시 택배 운송장은 도트 프린터를 이용한 수기형 송장을 사용하여 속도가 매우 느려, 엄청나게 증가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에는 택배 기업들이 큰 부담을 지게 됐습니다. 택배 기업들은 당일 소화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 투자와 거점 터미널 증대 및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된 변화를 줬습니다.
그때 티비에스는 바코드 프린터를 이용해서(도시바 B452프린터) 운송장 출력 방식을 고속화함으로써 택배 기업들의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습니다. 이후 점차적으로 대부분의 주요 택배사들은 도시바 프린터를 이용한 운송장 출력 방식을 선택했고, 현재까지도 물류 산업에서 가장 빠른 1일 배송이나 로켓 배송을 하는 업체들과 거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새로운 방식의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물류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 시그너스정보기술 최재균 대표
"회사는 없어져도 노하우는 살아 있어야 합니다"
시그너스정보기술 최재균 대표(이하 최재균 대표) : 컴퓨터가 들어온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미래의 먹거리였고 많은 변화를 가져다줬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와 함께 자동인식 시스템 중에서도 바코드 장비가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때가 1986년입니다. 1988년 우리나라가 국가 인증 코드를 부여하면서 제품에 본격적으로 바코드를 붙이게 됐습니다.
우리는 물류보다는 남들이 잘 안 하는 공장의 시스템을 타깃으로 했으며 국내 자동화 분야에서 바코드와 RFID를 통합해주는 노하우가 회사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남들이 안 하는 분야를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공장에서 자동인식 데이터를 취합했다면, 앞으로는 그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들에게 어떤 정보를 줄 것이며, 많은 정보로 어떤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공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 우리의 원동력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그너스정보기술이 업계에 미친 영향이라고 하면 인재 양성을 들 수 있겠지요. 특히 시그너스 출신이라 하면 인정을 받는 걸 보면 흐뭇합니다. 아무쪼록 자동인식 업계 모두가 양적으로 커나가기를 기대합니다.
▲ 씨에스프론트라인 이치욱 대표
"특정 솔루션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씨에스프론트라인 이치욱 대표(이하 이치욱 대표) : 자동인식 산업이 30주년이 됐다고 하는데 씨에스프론트라인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저희는 시그너스와 유사하게 제조 분야에서 솔루션 위주로 해왔습니다. 지금은 바코드를 취급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돼야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체제가 되다 보니, 특정한 솔루션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10년 전에 창립할 때도 어렵다 했으나 지금은 더 어렵습니다. 향후에도 제조를 중심으로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바올테크 이진원 대표
"자기만의 솔루션으로 블루오션 찾아야 가격 경쟁에서 승산이 있습니다"
바올테크 이진원 대표(이하 이진원 대표) : 2000년 키스컴에 면접을 봤는데, 바코드를 하는 회사라는 말에 재밌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입니다. 그때는 단품 위주여서 시스템이라 할 것도 없었습니다. 외국서 썼던 거 흉내 내는 정도만 해도 돈이 됐던 시대였으니까요. 10년을 하루가 멀다 밤샘을 하며 일했고 10년을 근무하고 2000년에 독립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수년간 단품만 팔아도 유지가 됐고, 그 사이 터닝 포인트를 찾지 못한 게 더 발전하지 못한 착오가 됐던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여러 대표님들 말씀처럼 신기술이 녹아 있는 저희만의 솔루션을 가지고 블루오션을 찾지 않으면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협회 회원사들도 어떻게 보면 경쟁 구조이지만,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년 전까지는 컴퓨터가 대세였던 3차 혁명이라고 하면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인더스트리 4.0이라고 하는 제조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보려고 업계에서 한 번도 안했던 시스템을 개발해서 특허를 받아놓은 상태이며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이 시스템을 토대로 영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 제이원 송준원 대표
"국산화를 통한 경쟁력이 주효했습니다"
제이원 송준원 대표(이하 송준원 대표) : 제이원의 경우는 바코드만 한 것이 아니라 마킹(2D)을 같이 한 덕분에 지금까지 유지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킹도 바코드와 같은 개념이지요. 마킹이 없으면 유통에 문제가 생깁니다. 제이원은 1989년에 바코드 프린터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 미국의 마킹 회사를 통해서 들여왔는데 마킹 회사들이 바코드를 같이 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바코드 회사를 인수하는 형태로 복합적인 사업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저희도 그런 개념에서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산화시키면서 경쟁력이 있으니까 버틴 거지요.
Q. 바코드 도입 30년과 괘를 함께한 자동인식 30년, 산업계에 끼친 영향도 컸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윤영수 대표 : 물류에서 도트 프린터를 사용할 때는 택배 시스템이 3, 4일 걸렸습니다. 바코드 프린터로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함으로써 주문 후 하루 만에 배송이 가능한 1일 배송 시스템이 정착했습니다. 이런 빠른 배송 시스템으로 인해 TV 홈쇼핑에서 많은 물량을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구입 비중이 온라인으로 옮아가며 구매 형태가 바뀌었습니다. 이 점이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라 생각합니다. 물류에서만큼은, 가령 로켓 배송이라고 해서 주문 후 최대 5시간 이내에 배송하겠다는 업체가 등장하는 등 물건을 구매하고 받고 싶은 충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많은 물량을 생산할 수 있고 시장이 활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진원 대표 : 컴퓨터 기술이 날로 발전하여 급기야 IoT, 빅데이터라는 개념까지 등장했습니다. 사실 바코드 장비나 기술이 있었기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방대한 양의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개더링하여 분석하는 빅데이터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정보를 분석하고 예측이 가능한 기초 데이터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자동인식이 업계에 기여한 바가 상당하겠지요.
윤영수 대표 : 맞습니다. 실제로 바코드 업계가 없으면 우리나라는 지금도 생산해서 직접 화물로 갖다 주고 창고에 들어가는 모든 프로세스를 수기로 작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 협회를 비롯한 모든 회사에서 큰 공헌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최재균 대표 : 자동인식 분야에서 데이터를 취합하는 데 있어 가장 저비용인 툴이 바코드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바코드가 살아있는 부분이기도 하겠지요. 여기에 빠른 템포로 장비가 발전해 왔습니다. 6개월이면 경쟁 모델 내지 업그레이드 모델이 나와 교체 수요가 생깁니다. 그로 인해 업체들이 발전하면서 버텨왔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데이터를 취합하는 데 1시간 걸리던 것을 지금은 5~10분이면 분석 데이터까지 산출해서 처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굉장한 이점이지요. 바로 이 부분에서 바코드가 시장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Q. 자동인식 30년史를 키워드로 정리해 볼까 한다.
이치욱 대표 : 세계 시장의 M&A로 그 많던 해외 바코드 회사들이 없어지고 빅 2, 3 체제가 정착됐고, 그로 인해 좋은 쪽보다는 나쁜 영향이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다른 업종에서 진입을 하고 유통이나 자금 있는 회사들이 참가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M&A로 인해 회사 고유의 솔루션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송준원 대표 : 그렇다 보니 바코드 업계에 종사하는 식구가 늘어나는 대신 먹거리는 줄어들어 기존 업체들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적 M&A로 팔기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물건을 공급해주는 상황이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절인 것 같습니다.
윤영수 대표 : 실제로 세계 굴지의 기업이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세력이 커지면서 바코드를 직접 수입, 판매하는 우리 같은 바코드 중간 회사들은 그들의 횡포에 놀아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에는 비싸게 사서 비싸게 팔았지만 지금은 비싸게 받아서 싸게 팔아야 하는 저가 형태의 구조 속에서, 지난 바코드 30년史에서 어려워진 사람들은 우리 기업입니다. 바코드 종사 업체들의 경쟁과 갈등, 그리고 대형 제조사들의 횡포에 의한 부분이 크다 하겠습니다.
최재균 대표 : 저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수많은 업체가 새로운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데 투자를 했습니다. 많은 업체들이 해외 전시회에서 제품을 팔아보겠다고 영업한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그 많은 투자 회사 중 돈 번 회사는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업계의 딜레마가 아닐까요. 바코드 자체가 특정한 장비 하나로 운영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제조 쪽에서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투자했으면 모를까, 하나 팔아 다른 모델 만들려고 하니 항상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의 정책 지원 자체가 지속적이지 않은 부분 또한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요. 그 사람들이 만든 디바이스 자체가 이 업계에 녹아 밑거름이 되고, 그 밑거름을 발판 삼아 새로운 사람들이 그 디바이스를 갖고 일으켜 세웠어야 하는데 모두 사장되고 말았습니다. 그냥 노력만으로 끝난 거지요. 저가 디바이스 수출 업체도 경쟁력이 없으니 고전할 수밖에 없고요. 사실 가격이 떨어지는 건 시대의 흐름상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업계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노하우, 즉 회사는 없어져도 노하우는 살아있어야 하는데 다 없어졌습니다. 바로 이 부분을 우리가 뒤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송준원 대표 : 해외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똑같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경쟁이라는 것이 메이저 기업만 좋은 거죠. 몸집 불리며 대기업이 흡수하는 체제에서 우리 같은 기업은 결국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돼 있습니다. 자동인식 경쟁 자체가 전 세계가 치열합니다.
최재균 대표 :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회사도 곤욕스러운 부분입니다. 자기들끼리도 경쟁을 해야 하니까요.
이치욱 대표 : 예전에는 바코드를 하던 사람들이 유통했다면 지금은 가령, IT 하는 유통 전문 회사들이 바코드를 사업의 일부로 삼고 있습니다. 돈 많은 기업들이 모든 걸 다 취급하면서 싸게 취급하는 거죠. 메인(상류) 쪽은 큰 회사들이 자꾸 들어오다 보니 우리는 점점 다른 솔루션을 찾게 되는 거죠.
윤영수 대표 : 맞습니다. 글로벌 회사들과 경쟁할 위치도 아니고 파워를 내세울 수 있는 위치도 아닙니다. 결국은 우리 각자가 갖고 있는 솔루션을 집합시켜 직접 유저와 만날 때이고, 여기서 우리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진원 대표 : 우리 5개사가 뭉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코드 초창기의 한국 시장은 작았지만 이제는 저희만의 솔루션도 있고 전 세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바잉 파워를 발휘한다기보다는 제조사와 우리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오래된 얘기지만, 제일 큰 문제 중 하나가 업계의 세대간 흐름이 끊겼다는 겁니다. 그들과 유대 관계가 이루어져야 우리 업계가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여기에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Q. 자동인식 업계의 당면 문제를 극복하고 향후 30년을 내다봤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이진원 대표 : 좋은 솔루션을 개발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우리 업계에서 소프트웨어 노임 단가를 너무 못 받고 있습니다. 고객의 인정도 못 받을 뿐더러 소프트웨어는 그냥 서비스로 치부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협회 차원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노력에 대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송준원 대표 : 누구나 입을 모아 앞으로의 먹거리가 문제라는 말을 합니다. 솔루션이 없으며 하드웨어로는 힘든 게 사실입니다. 바로 이 부분을 저희도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솔루션을 만들어야 하는가입니다. 자동인식 하나로 솔루션을 만들기는 어려우며 누구나 하고 있는 아이템도 많다 보니 앞으로 10년 후를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갑갑한 게 현실입니다.
이치욱 대표 : 국내 바코드 시장에서의 제품 위주의 마켓으로 봤을 때는 여기 모인 분들이 본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IT 위주의 유통 회사들이 제품 위주의 판매량은 많으나 지금 여기에는 없습니다. 결국은 솔루션이라는 얘기입니다.
최재균 대표 : 펜 스캐너에서 시작해 많은 변화를 겪어온 지난 30년보다 향후 2~3년 안에 변해야 할 부분이 두려운 게 사실입니다. 적은 인력으로 투자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자칫 투자 실패를 하면 헤어나지 못합니다. 현 상태에서 판세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앞으로 자동인식 산업에서 변해야 할 기술들, 접목해야 하는 부분들, 기존의 스캐너 몇 개 읽고 데이터 취합하고 분석하는 건 우리의 역할이 아닙니다. 앞으로 변해가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무슨 신기술을 접목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제는 각자의 이윤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 공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입니다. 서로 풀어놓고 고민해야 할 때인 거죠. 각자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의 먹거리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윤영수 대표 : 앞으로 나아갈 길 30년을 내다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가장 부정적인 것이 한국 시장 규모가 줄어든다는 거겠죠. 제조업이 해외로 떠나간다는 건 결국 시장이 좁아지고 바코드 업체들은 출혈 경쟁에 내몰리게 되다 보니 방법이 없습니다.
대기업이 다 떠나고 중소기업만 남아있는 시장에서 바코드 업체가 살아남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갈 데까지는 가야 하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아닐지요. 바코드 프린터, 핸디 터미널, 리본, 라벨 이 모든 걸 한 업체에서 다 제공해야 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각자의 강점을 서로 내놓고 판매해야 경쟁을 피하면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자동인식협회겠지요.
송준원 대표 : 제가 회장을 맡으면서 말씀드렸듯이, 인적 교류와 제품 교류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윤 대표님 말씀대로 각자가 못하는 부분은 교류를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각자의 고유 아이템은 끌고 가되 필요한 것은 주고받는 게 바코드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길입니다. 더 이상 경쟁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진원 대표 : 솔루션을 하려면 연구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조합을 설립해서 정부 지원을 받도록 하고. 협회 차원에서 기존 직원이든 신규 채용이든 연구 개발 인력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교육 지원 사업도 많으니 협회 차원에서 모색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쟁력을 위해서는 뭉칠 수밖에 없습니다. 차별화된 솔루션을 공유하는 것에 전략적인 협력이 필요하고, 이런 부분들이 자동인식협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인식 30년, 그리고 <자동인식보안> 20주년을 맞아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정리 : 김혜숙 기자 (atided@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