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의 최대 이슈는 ‘패널 재고 해결’

2015.12.11 16:02:53

올해 상반기만 해도 영업이익 상승과 맞물려 디스플레이 업계의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하반기에 해외 주 타깃 시장 경기가 악화되면서 패널 재고가 4천만 대에 이르렀다. 결국 올 하반기부터 패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수익이 나빠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IHS의 정윤성 상무는 지난달 열린 IHS 디스플레이 코리아 포럼 2015에서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을 돌아보며 현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했다.


 



▲ IHS Technology Korea 정윤성 상무


4천만 개의 패널 재고 처리 시급


작년에는 4K와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대형 TV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작년 말에는 TV를 중심으로 IT 제품까지도 일부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패널 시장이 호황을 이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작년의 성공을 이어갈 것으로 믿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디스플레이 시장 경기는 좋았다. 3분기까지 삼성 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는 대략 3조 6천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9천억원보다 4배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산업 외적인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작년 말부터 환율 이슈가 대두되더니 올해 초에 심화된 것이다.


유럽, 북미 지역 이후 LCD TV 수요를 이끌던 신흥국 시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을 받으며 TV 수요가 정체됐다. 신흥국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당연히 미국 금리 조정 영향도 크다. 미국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 약세를 의미한다. 통화 약세는 다시 소비 약세로 이어지며 이는 TV 시장에 악재다. 동유럽, 아프리카, 남미까지 달러 강세로 소비가 줄면서 TV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이 올해 역성장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TV 패널 출하량과 세트 출하량 사이에 올 초부터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작년 4분기에 TV와 패널 공급 격차는 -5%로 TV 세트 공급이 많았지만, 올 1분기 30%를 넘어 2분기에는 43%로 패널 공급량이 많아졌다. 이는 작년 말 높은 성장세 덕에 패널 업체들이 공급을 계속 늘렸고 세트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물량 계획을 크게 잡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TV가 팔리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 2천만 대 수준인데 비해, 패널 공급량은 2억 6천만 대로 4천만 대의 차이를 보인다. 즉, 4천만 대의 패널 재고가 쌓여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패널 재고를 14% 정도로 보고 있는데,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것은 현지에서 생산하고 값비싼 IT 패널을 TV 패널로 대체하는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넘어가는 패널 재고는 8백만 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이 재고는 그대로 패널 업체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올해 재고가 쌓이면서 TV 패널 가격이 올 상반기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대략 20% 이상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경제위기 및 2010년 공급과잉 때를 제외하고 가장 좋지 않은 패널 가격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32인치, 55인치, 그리고 최근에는 40인치 후반까지도 8세대에서 생산하는 등 8세대 물건이 많이 풀리면서 가격 하락 속도를 높인 것이 주 요인이다.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은 이 재고 물량을 연말에 얼마나 판매하느냐에 달려있다.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의 가격을 낮추거나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조절해야 한다. 가동률이 낮아지면 원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동률을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가동률이 유지되려면 수요가 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판매 가격을 낮춰야 하는 문제가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가격을 낮춰 가동률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년 국내외 디스플레이 산업의 ‘키 팩터’

 

FRB, 중국, 브라질 등의 변수


디스플레이 산업만 봐서는 앞으로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세계 경제 변화와 같은 외부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 중국, 브라질과 관련해 이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FRB와 관련해 기준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올해와 같이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번째는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도 하지만 세계의 시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국에서 최근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 GDP 성장률 전망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 증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결국 자산가치 하락이나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세 번째는 브라질이다. 남미에서 브라질의 위상은 상당히 높다. 우리의 큰 이머징 마켓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브라질은 원자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상황과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나아갈 방향

 

앞서 설명한대로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의 최대 이슈는 4천만 대로 추정되는 패널 재고이다.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량보다 단위 제품당 면적을 높이거나 3, 4세대 등 구식 공장(팹)의 가동을 정지시키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이슈는 수익이다. 올해 국내 TV 업체는 3분기까지 1조 5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 문제는 올 하반기부터 패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수익이 나빠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업체의 경우 이미 3분기부터 마이너스대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내년에는 국내도 수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최근 대형 패널 트렌드에 따라야 할지, 아니면 OLED TV나 플렉서블 OLED 등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한국 업체는 향후 2~3년 정도의 시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일반적인 LCD의 경우에는 격차가 없어졌지만, 앞으로 2~3년 후에는 기술과 생산량, 그리고 시장 모든 측면에서 동등하거나 열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까지는 LCD 산업에서도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그 후의 무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3년 후에는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즉, 앞서 언급한 라인구조조정이나 OLED와 같은 시장에 대해 준비해 두어야 2018년 이후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임재덕 기자 (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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